서책다시 김구를 부르다

유기홍 2018/06/30

다시 김구를 부르다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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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상세정보

 

통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1948년 남북협상에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까지      
역사적인 4.27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꼭 70년 전, 평양에서는 민족 분단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기 위해 김구를 비롯한 남북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외세에 의한 분단에 반대하는 민족자주성을 견지했고, 분단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했으며, 사상?이념의 차이를 뛰어넘어 민족적 단결을 시도하는 등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3대 원칙을 수립했다. 그리고 이 3대 원칙은 이후 협상을 통한 평화통일 정신의 원형이 되었다.
시기적으로 공교롭게도 4.27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고 남북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 1948년 평양에서 열린 이른바 남북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38선을 넘었던 김구와 그의 평화통일론에 다시 주목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와이즈베리 신간《다시 김구를 부르다》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충실하게 화답하는 책이다.
평화통일 정신의 원형, 김구의 꿈
저자는 이 책에서 김구의 평화통일론이 어떻게 생성되고 실천되었는지, 그리고 김구 사후 조봉암, 장준하 등과 역대 정권의 통일론에 어떻게 계승되었는지 정밀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먼저 남북통일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구가 온갖 비난에도 남북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꿋꿋하게 38선을 넘던 그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구는 남북협상 자체가 북에 의해 이용될 가능성을 모르지 않았지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여하한 모욕과 모략을 무릅쓰고 오직 우리 통일과 독립과 활로를 찾기 위하여 피와 피를 같이한 동족끼리 마주 앉아 최후의 결정을 보려고 결연 가련다”라며 38선을 넘었다. 저자는 김구가 정교한 사상가도 세련된 정치인도 아니었지만 조국의 독립과 평화통일이라는 신념을 우직하게 지킨 지도자로서 올바른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저자는 평양에서 열린 4김회담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측면에서 역사적인 사건으로 규정한다. 겉으로는 4김회담이 실패한 것 같지만, 역사적인 성과도 있었다. 특히 전조선정당사회단체지도자협의회 명의의 공동성명에서 천명한 4원칙 가운데 3항은 통일정부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밝혔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으며, 남북이 이후에도 ‘협상 여지를 남겨둔 최상의 합의’라고 평가한다. 
 
남북협상 정신은 사실상 유일한 통일의 길
김구의 통일론은 반대파에 의해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것으로 깍아내려졌지만, 사실 통일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나 다름이 없다. 그렇기에 김구 사후에도 남북협상론의 정신은 소멸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소환되며 계승 발전되었다.
조봉암의 통일론, 4.19혁명 이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던 이후의 통일론은 물론, 심지어 박정희 정권하에서 이루어진 7.4남북공동성명에도 김구의 남북협상 정신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장준하는 김규식?여운형의 좌우합작운동을 “효과적인 노력”으로, 이후 김구의 통일운동을 “우리 민족이 가야 할 가장 순결하고 애국적인 길”로 정의하는 등 남북협상의 정신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1948년 남북협상이 결국 분단을 막아내지 못한 채 실패와 좌절로 끝나고 말았지만,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통일운동의 불길이 타올랐고, 그때마다 우리는 늘 김구를 불러냈으며, 언제나 김구가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남북 지도자의 첫 만남이었던 남북협상이 열린 지 꼭 70년 후 판문점에서 4.27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일반 독자가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개작한 내용이다. 중간 중간 소설적 요소를 도입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를 추가해 소소한 읽는 재미를 더한 것도 눈에 띄는 요소다. 부록에는 국사편찬위원회 등이 주최하는 ‘남북협상 7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발표를 위해 저자가 집필한 글이 실려 있다.


<본문 중에서>

 

38선에 이르러 잠시 눈을 감고 상념에 잠긴 김구는 이윽고 눈을 떴다. 4월 중순의 저녁, 인적이 드문 38선 주변은 아직 쌀쌀하고 을씨년스러웠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도 이처럼 앞이 어둡고 황량하다는 생각에 김구의 표정이 금세 굳어졌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차문을 열고 내렸다. 그리고 비서와 아들과 함께 38선 표지 아래에 섰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이번 북행을 계기로 저주스러운 38선 팻말이 영영 사라져 버린다면 38선은 사진 속에서나 존재하게 될 것이다. 38선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라고 김구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사진 촬영이 끝나자 기자들이 다가와 즉석 회견이 이루어졌다.
“선생님, 이번 길이 성공하리라고 보십니까?”
“첫술에 배부를 수야 있겠소. 동족상잔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 되지 않겠소.”
“어떤 복안을 가지고 가십니까?”
“복안이야 내가 주장한 남북통일이지.”
1장 왜 다시 김구인가_ 17-18p

 

임시정부의 위상에 대한 김구의 평가는 1945년 12월 19일 귀국 한 달 여 뒤에 열린 ‘임시정부 개선 환영대회’에서 한 김구의 답사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임시정부에 대해 “3.1대혁명의 민족적 대 유혈투쟁 중에 생겨난 유일무이한 정부”이자 “전 민족의 총의로 조직된 정부였고, 동시에 왜적의 조선 통치에 대한 유일한 적대적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그에게 “임시정부는 결코 어느 한 계급 어느 한 정파의 정부가 아니라 전 민족 각 계급 각 당파의 공동한 이해 입장에 입각한 민주 단결의 정부”였고 따라서 “우리 정부의 유일한 목적은 오직 전 민족이 총 단결하여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고 한국에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건립하자는 데” 있었다.
임시정부를 3.1운동의 성과로 보는 김구의 인식은 3.1운동에 대한 평가와 직결된다. “지역의 동서가 없었고, 계급의 상하가 없었고, 종교·사상 모든 국한된 입장과 태도를 버리고 오로지 나라와 겨레의 독립과 자유를 찾자는 불덩어리와 같은 일념에서 이 운동을 일관”했던 통일성에서 3.1운동의 의의를 찾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으로 임시정부의 위상을 보았던 것이다.
2장 해방공간, 혼돈과 좌절을 넘어 _ 46-47p


그렇지만 지금의 김구는 과거의 반공주의자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조국 분단을 막아보고자 남들이 무모하다고 비웃는 손가락질도 감수하고 온몸을 내던져 북행을 감행한 것이다. 김일성도 마찬가지였다. 순수한 동기에서든, 아니면 이용하기 위해서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김구를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했다. 서로의 목적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어쨌든 이 순간만큼은 두 사람이 각각 남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만났다. 김구는 남한에서의 정치적 입지와 상관없이 임시정부의 법통과 권위를 상징하는 인물이고, 김일성은 당시 북한의 최고 실세였다. 따라서 어찌 보면 이 순간은 남북의 유력한 정치지도자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문제를 논의한 역사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레베데프 비망록》에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잠시 어색한 미소를 나누었다. 김일성이 먼저 말을 꺼냈다. 오는 길에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였다. 김구가 38선을 넘은 뒤 북측의 사무 착오로 밤늦도록 저녁도 먹지 못하고 기다리는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을 사과한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용건을 말했다.

3장 38선 위의 김구_ 145p

 

1961년 5월 3일 서울대학교 민족통일연맹의 남북학생회담 공개 제의는 이러한 대중운동에 불을 지폈다. 학생들의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 정부 여당은 시기상조이자 경솔한 짓이라며 반대했지만 혁신 세력은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5월 13일 열린 남북학생회담 환영 및 민족통일 촉진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가도 못 하느냐”, “배고파 못살겠다. 통일만이 살길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가행진을 진행했다.
이어서 민족통일연맹은 1961년 4월 19일 4.19혁명 1주년을 맞아 ‘4.19 제2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내용을 기초로 하여 남북학생회담 제의까지 나아가게 되는데, 이러한 학생들의 논리는 당시 언론에서도 “남북협상-통일협의체 구성-총선거-총선거 결과에 따라 국가 형태를 일임한다는 남북협상론자들의 주장으로 기울고 있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1948년 김구와 김규식으로 대표되는 남북협상파의 논리와 닮았다. 그러나 며칠 후 5.16쿠데타가 발생하면서 학생들과 혁신세력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남북협상 통일론은 좌절되고 말았다.
4장 끊임없는 소환, 통일운동과 김구 _ 250-251p


1948년 김구가 통일된 조국을 이루고자 “삼팔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강행했던 남북협상은 남북 단선단정에 더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세력에 의해 좌절되고 말았지만, 통일은 오늘에도 민족의 지상명령이다. 그리고 언젠가 통일의 시기가 올 때 우리가 추구해야 할
통일은 김구가 주창한 협상을 통한 통일, 평화적 통일,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는 자주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1973년 장준하는 이렇게 말했다.
“백범 김구 선생이 민족통일의 혈로를 뚫기 위해 몸을 던질 때, 이제 내가 가는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던 그 길을 이야 우리는 다시 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가는 길도 다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 길이 민족적 양심에 살려는 사람이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민족적 양심에 살려는 우리가 가야 할 길 역시 김구와 장준하가 남긴 이정표를 따라가는 길이다.

맺음말 _ 302-303p




목차정보

들어가는 말  - 남북협상 70주년, 다시 김구를 부르다

 

1장 왜 다시 김구인가
1. 우리의 출발점-38선 위의 김구
2. 우리에게 김구는 누구인가

 

2장 해방공간, 혼돈과 좌절을 넘어
1. 환국-또 다른 험난한 투쟁의 시작
2. 신탁통치의 먹구름
3. 미군정의 좌우합작 주도와 김구 퇴출 공작
4. 분단 위기와 남북협상론의 대두
5. 마침내 남북협상의 길로

 

3장 38선 위의 김구
1. 민족 세력의 결집과 평양행
2. 김구와 김일성, 남북 지도자의 첫 만남
3. 남북협상의 좌절과 분단정권 수립
4. 김구 암살과 남북협상파의 몰락

 

4장 끊임없는 소환 - 통일 운동과 김구
1. 제헌의회 이후 소장파 의원들과 조봉암의 통일 노선
2.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3. 박정희 정권하의 통일논의와 장준하
4. 남북협상과 김구에 대한 재평가

 

맺음말 ─ 통일시대, 김구를 다시 생각한다
부록 ─ 1948년 남북협상 70주년의 교훈과 우리의 과제

저자 소개
유기홍

유기홍 柳基洪

서울 출생. 배재중, 양정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재학 중 민주화시위와 관련되어 두 차례 구속되었으며, 오랫동안 지명수배되기도했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1990), 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의장(1994~1998)을 지냈으며 광주민주화운동 국가유공자이다. 제17대, 제19대 국회의원(서울 관악 갑)을 지냈으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민주당 교육연수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 장준하선생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교육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사단법인 미래교육희망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민족이여, 통일이여》(1989), 《어느 3대의 화해》(2003), 《교육에서 희망 찾기》(2006), 《희망, 우리의 힘》(2008), 《교육에서 희망 찾기2》(2011), 《승정원일기를 깨우자》(201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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